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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협동복지 이야기 3. 문턱이 낮아요
  2. 협동복지 이야기 2. 소중한 마음과 마음이 모인 협동복지기금
  3. 협동복지 이야기 1. 고민과 시작

협동복지 이야기 3. 문턱이 낮아요

협동복지기금 공모사업을 시작할 때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미 우리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기금 지원사업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사단법인 등 단체여야 하는 등 일정 정도의 조건을 요구합니다. 시민단체 등의 회원이라면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이마저도 없는 이들에게는 이 또한 문턱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협동복지기금 사업 신청이 가능한 대상을 ①개인들로 이루어진 모임, ②커뮤니티, ③협동조합, ④(미등록 단체를 포함한) 단체로 정했습니다. 


두번 째로 낮춘 문턱은 기금 지원을 신청할 때 제출받는 서류를 협동복지기금 지원 신청서와 A4 2장 분량의 사업계획서만 제출받는 것으로 간소화 한 것입니다. 서류 작업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를 제출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서 그랬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주되게 처리하는 사람의 노동이 투여됩니다. 그래서 예산의 20% 범위 내에서 사업 담당자의 인건비로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문턱을 확 낮춘 협동복지사업의 내용은 아래 인터뷰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협동복지사업, 저희에겐 ‘마중물’이었어요”

모두들 협동조합 김이민경 이끔이


‘모두들’은 지난 2013년 협동복지사업에 선정된 청년주거협동조합입니다. 모두들은 ‘징검다리 반찬모임’이라는 이름으로 협동복지사업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편의점 김밥이 주식이라고 할 만큼 청년들의 식생활 문제는 심각하고도 일상적인데 ‘징검다리 반찬모임’을 통해 청년들의 먹거리 기본권을 지킴은 물론, 사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음식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지역 간 연결고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모두들 협동조합을 꾸리고 있는 김이민경 이끔이를 만나 협동복지사업, 그 이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청년들의 먹거리 문제, 함께 해결해볼까?

부천 역곡 지역에 사는 1인 가구 청년들과 함께 모두들은 ‘징검다리 반찬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부천 역곡 지역에 사는 1인 가구 청년들과 함께 반찬모임을 꾸렸습니다. 다들 혼자 살다 보니 밥을 먹는다기보다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아예 굶는 경우도 많았고, 요리를 해 먹으려 해도 재료비가 부담스러웠습니다. 집밥이 그리워 요리를 하려 해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하다 포기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함께 만들어서 나눠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모임을 징검다리 삼아 ‘관계’를 만들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2013년 한 해 협동복지사업기금으로 반찬모임을 총 10번 진행했습니다. 이 모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제철에 나는 채소를 알게 됐고, 다양한 요리법을 함께 배우게 되었습니다. 


반찬모임을 징검다리 삼아 ‘집’을 고민하다

반찬모임으로 시작했지만, 모두들 협동조합이 가장 먼저 가지고 있었던 건 청년들의 ‘주거’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집 문제는 바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찬모임을 계기로 ‘집’ 문제도 함께 고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주거협동조합을 꾸려서 15명이 4개 집에서 나눠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에 ‘돌아온 반찬모임’이라고 이름을 붙여 2주에 한번씩 지역 청년들과 함께 반찬모임을 다시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마중물’과 같았던 협동복지사업

김이민경 이끔이가 협동복지사업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사실 ‘문턱이 낮아서’였다고 합니다. 다른 공모 사업은 보통 활동 경력이나 조직 구성의 여부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협동복지사업은 사업계획서만 보고 활동을 지원했습니다. 거기에 보통 다른 기금 사업과 달리 기금 운용에 대해 제약이 거의 없었던 것도 좋았다고 합니다. 지역에서 청년들이 모여 먹거리 문제와 주거 문제를 해결해가기 위한 첫 걸음을 협동복지사업기금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김이민경 이끔이는 “협동복지사업은 ‘마중물’과 같았다”고 말합니다. 협동복지사업을 만나 반찬모임을 꾸렸고, 그 이후로 지역에서 다른 활동들을 펼쳐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중하게 모아주신 협동복지기금, 소중하게 사용했습니다”

김이민경 이끔이는 협동복지기금이 단순히 ‘돈’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청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가려는 활동이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협동복지기금이 조합원이 소중하게 모아준 기금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런만큼 소중하게 사용했다고 합니다. 200만 원이 어찌 보면 그리 큰 돈은 아니지만, 협동복지기금이 지역에서 복지를 만들어가려는 작은 모임을 지지해주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거협동조합 모두들의 활동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도 있고 함께 할 사람도 있고, 서류 작성도 어렵지 않다니 더욱 마음이 끌리시죠? 협동복지사업 사이트에 방문한 분들에게 기금 신청을 더욱 쉽게 받기 위한 팁을 하나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2013년 협동복지기금 배분 공모사업의 심사기준입니다.


1. 사업 추진 역량 20점

2. 사업의 효과성 35점

3. 사업의 참신성과 타당성 35점

4. 사업의 지속가능성(연속성) 10점


2015년 협동복지기금 배분 공모사업은 10월 중순부터 홍보를 시작해 11월 19~21일 동안 서류 접수를 받을 계획입니다. 일정이 정해지면 다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협동복지 이야기 2. 소중한 마음과 마음이 모인 협동복지기금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시민 한 명 한 명이 느끼는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해결 방법을 함께 찾아가고 불편함을 해결해 가자’는 고민이 협동복지사업의 출발점이라고 말씀(관련 내용 보기)드렸습니다.


필요한 돈은 어떻게 마련하지?

그런데 어떤 일이든 돈이 필요합니다. 협동복지사업 프로젝트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이 들었습니다. 생활재 공동구입사업을 통해 얻어지는 잉여를 쓰는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반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의 차이(물론 기업의 사회공헌은 앞으로도 더 확대되어야 합니다)도 크지 않은듯 해 아쉬었고, 협동복지사업의 취지를 제대로 구현한다고 보기에도 2%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조합원의 손을 빌리자

행복중심생협에는 3만 5천 명(2014년 9월 기준)의 조합원이 있습니다. 협동복지사업 지원에 쓰이는 돈을 ‘협동복지기금’이라고 이름 짓고, 조합원의 손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누군가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낼 것이고,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자본도 조합원 한 명 한 명이 모은 시민 자본으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시민들의 문제를 시민 스스로 해결해가자는 협동복지사업의 취지에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마음이 더 소중한 협동복지기금

혹시 협동복지사업의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1달 1천 원부터 5천 원, 1만 원까지 자유롭게 선택(협동복지기금 모금 참여하기)할 수 있게 했습니다. 협동복지기금 모금을 시작한 2010년 9월부터 2014년 9월 말까지 협동복지기금 모금에는 행복중심생협 조합원과 생산자 693명이 참여해 59,637,574원을 모금했습니다(모금 현황 보기). 


한 번에 몇 억 원씩 내는 기업 후원금에 비하면 작을지 몰라도 행복중심생협 조합원들에게는 한 푼 한 푼이 참 소중합니다. 조합원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마음이 모인 기금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소중한 마음과 마음을 모아 2011년 8월 첫 번째 협동복지기금 기금 공모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조합원만이 대상이 아닌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협동복지사업이 세상에 그 이름을 알리는 시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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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복지 이야기 1. 고민과 시작

표준국어대사전은 복지(福祉, welfare)라는 말을 “행복한 삶”으로 설명합니다.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들이 어우러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적정한 수준 이상 삶의 질을 보장받으며 살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안타깝지만 우리 사회는 사실 ‘복지’라는 상태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비교적 복지가 잘 갖춰져 있다는 유럽과 비교하면 기본적인 사회안전망도 취약합니다. 압축화된 근대화와 그 속도를 쫓아오지 못한 뒤늦은 시민사회의 형성과 더딘 성장 등이 한 원인입니다. 


개인 스스로 해결해야만 하는 취약한 복지 시스템

한 나라의 복지체제는 ‘국가(정부)-시장-시민사회’가 각각 역할을 잘 분담해 만들어가야 합니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복지시스템은 90년대부터 꾸준하게 늘었지만, 한국 사회 모든 구성원의 복지를 해결했다고 보기에는 미흡합니다. 최근 들어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의 복지는 소득 보장과 기업 내부의 사내 복지에 머물렀던 한계가 큽니다. 이마저도 IMF 이후 기본적인 소득 보장은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고, 충분한 상태의 기업 내부 복지 또한 해당하는 일부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일 뿐입니다.


성장이 더딘 시민사회는 국가와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는 재분배 장치를 강제하지 못하고, 공적인 신뢰를 획득할만한 복지 시스템을 마련하거나 제안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복지 분야에서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적인 제도는 없는 채로 시민들에게 불확실한 삶에 대한 심각한 불안과 긴장만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은 나와 가족, 또는 사적 관계망을 통해 부닥친 어려움과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해야만 하는 현실입니다.





먹을거리를 넘어, 조합원의 생활 속 필요를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행복중심생협을 비롯한 한국의 생협들은 안전한 식품(친환경 유기농산물)과 소비자의 식품선택권을 보장하는 정보공개라는 내용으로 먹을거리 분야에서 국가와 시장이 하지 않던 구실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는 친환경 유기농산물 시장의 확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일정한 성과를 내었습니다. 먹을거리 분야에서 우리 사회에 기준을 제시하는 정도로까지 나아갔습니다.


그렇지만, 조합원 삶 전반을 생협이라는 틀에서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결핍을 느꼈습니다. 또한,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라는 현실은 조합원 대부분이 여성인 조건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였습니다. 여기에 고령사회로 급속하게 진입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미래도 걱정스러웠습니다. 앞으로 시민의 생활 속 다양한 결핍을 해결하는 사회적 서비스의 필요는 늘 것이 확실한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행복중심생협의 비전으로 고민했습니다.



조합원이 느끼는 불편함부터

먼저, 조합원이 느끼는 생활 속 불편함과 조합원의 생활 기반이 되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미 행복중심생협 조합원들은 방과 후 어린이집이나 어린이 도서관과 같이 육아와 보육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 펼치기도 했었기에 겁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2009년에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마을모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사업 기획안을 공모한 후, 필요한 기금을 지원했습니다. 마을모임 조합원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해 제출하면, 생협에서 선정해 기금을 지원(관련 기사 보기)했습니다. 그 결과 조합원을 대상으로 스스로 느끼는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공모받아 이를 지원하는 방식의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겠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2009년에 시행한 마을모임 프로젝트는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시민 한명 한명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해결 방법을 함께 찾아가면,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게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평범한 시민의 생각이 복지 아이템이 되고 우리 사회의 대안으로 자리잡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협동복지사업의 기본 고민을 정리하고, 행복중심생협 조합원들의 의지를 붇돋워 준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2009년 <마을모임 프로젝트> 지원 사업이었던 서울생협 관악마을모임의 퀼트조끼 나눔. 관악마을모임 회원들이 꼬박 3달 동안 퀼트조끼를 만들어 서울시립지적장애복지관에 기증했다.



그리고 2010년 9월부터 협동복지사업 지원에 쓰일 협동복지기금 모금을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