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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⑥ 디자인 머 별거야

중랑구 면목동에 자리한 작은 의류 공장. 빠르게 돌아가는 재봉틀 소리와 조잘대는 아이들 목소리가 담장 너머까지 생생히 들려옵니다. 매주 일요일이면 디자인과 재봉 수업을 들으러 서너 명의 엄마들이 아이들 손을 붙잡고 이곳에 찾아옵니다. ‘디자인 머 별거야’의 수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는 동대문, 남대문 시장 등 현장에 투입되어 일할 수 있을 정도의 실무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디자인과 재봉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재봉틀 다루는 법이라든지, 제작 원가 계산하는 법, 원단의 종류와 원단 시장의 이해 등을 하나하나 차근히 익혀나가고 있습니다.





‘디자인 머 별거야’가 특별한 이유는 이 사업에 함께 하는 ‘사람들’에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혼엄마’들입니다. 생계 자립이 어려운 미혼엄마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안정된 생활을 누리는 것이 이 사업을 이끌고 있는 류영화 대표의 소망입니다. 본인 역시 그들과 똑같은 경험을 하였기에 미혼엄마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17년 동안 의류업에 종사하며 쌓은 경험들을 나누고 싶었는데 아주 우연한 기회에 협동복지기금을 알게 되어 오랜 소망을 이루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작년 11월 말 행복중심생협의 월례포럼을 듣게 되었어요. 길담서원 박성준 선생님의 ‘나의 길을 찾아가는 공부’란 강의였는데, 그분의 말이 자극제가 되었죠. 앞으로 남은 세월을 내다보면 40대도 아직 젊은 나이다, 무엇이든 당장 시작하라고 말씀하셨어요. 협동복지기금 공모사업을 접수하고 있다는 이야길 그날 듣게 되었죠.” 



‘디자인 머 별거야’ 팀이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동복과 생활소품입니다. 아동복과 생활소품은 엄마들의 관심도가 높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좋아하며 잘 아는 일을 해야 취업(창업)의 성공률이 높은 것은 당연지사일 터. 또한 이곳 엄마들의 생계에 대한 책임감은 공부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됩니다. 그래서인지 수강생의 이탈율도 매우 낮습니다. 지난 1월 수강생을 모집한 이후 총 5명이 모였고, 그중 3명은 빠지지 않고 꾸준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외대 자원봉사 동아리와 연계가 되어, 수업이 있는 날이면 대학생들이 찾아와 아이들을 돌봐줍니다. 영어도 가르쳐주고 재밌게 놀아주다 보니 아이들도 자원봉사 언니 오빠들을 곧잘 따른다고 합니다.   


‘디자인 머 별거야’의 수업은 100% 실습 위주의 현장형 교육입니다. 오랜 시간 체계적으로 짜여진 수업은 그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당장에 실무 능력을 익히고 싶은 사람에게는 더디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류영화 대표는 교육생들과 올 한해 실력을 열심히 갈고닦아서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하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사회에서 편견의 대상이기 때문에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고 자신을 숨기며 살아가는 미혼엄마들을 많이 보았지만, 이런 여성들이 세상으로 한 발짝 나와서 아이와 당당하게 이 세상의 많은 것들을 영위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려고 한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