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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⑤ ‘모두들’의 ‘징검다리 반찬모임’

금쪽같은 일요일 시간을 쪼개어 자취하는 청년들이 뭉쳤습니다. 이 동내에선 제법 오래되고 규모가 큰 부천시 역곡남부시장의 고객편의센터에서 반찬모임이 열리는 날입니다.




오늘 만들 요리는 특유의 감칠맛으로 더위에 지친 입맛을 북돋아 줄 ‘채소물김치’입니다. 브로콜리와 콜라비, 꼬꼬마 양배추, 미니 배추, 양파와 미나리 등 몸에 좋은 유기농 채소를 듬뿍 넣어 새콤하고도 시원한 맛이 일품입니다. 콜라비는 양배추와 순무를 교배시킨 품종으로, 비타민C가 상추의 10배나 많다고 합니다.



‘채소물김치’는 재료만 신선하다면 양념이 단출해도 깊은 맛이 나는 음식입니다. 일주일 정도의 숙성 기간을 거치면 스스로 맛을 냅니다. 요리 솜씨가 부족한 초보들이 만들기에 딱인 요리이지요. 더욱이 불 없이도 요리할 수 있고, 여러 날이고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으니 여름철 자취생 밑반찬으로 이만한 것도 없습니다. 요리에 사용할 재료들은 각골농장으로부터 꾸러미로 공수하였습니다.






모임을 이끄는 이들은 이름 하여 ‘모여라 두더지들’! 줄여서 ‘모두들’에 소속된 세 명의 청년입니다.

역곡 소재의 대학에서 만나 함께 자취를 하다 보니 ‘편의점 김밥이 주식’이라는 신문 기사가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규칙적인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밥을 먹더라도 쉽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인스턴트식품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결식의 문제는 극빈층의 그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도시의 젊은이들에게는 일상의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의기투합하였습니다. 혼자 사는 대다수의 청년들이 겪고 있는 주거 문제, 먹거리 문제 등을 함께 풀어보기로 한 것입니다. 내 집 마련이 어렵다면 차라리 우리의 집을 만들자! 자기만의 구덩이에 갇혀 괴로워하기보다는 함께 모여서, 지금 여기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 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열심히 발품을 팔아 가며 주거협동조합을 함께 할 조합원을 만나고, 강좌를 기획하고 들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자 구상한 것이 바로 ‘징검다리 반찬모임’입니다. 동네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친구가 되고, 동네 시장에서 장을 봐서 음식을 만들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역의 사람과 만나면서 생활의 범위를 ‘동네’로 좁히고 싶었습니다. 그냥 잠만 자는 곳이 아닌 진정한 생활의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덕분에 시장 상인들과 제법 가까워졌는데, 얼마 전에는 역곡남부시장의 소식지를 제작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어떤 소식지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모두들’은 협동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가난해도 건강한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을 만들기 위해 가능한 실천들을 고민하고 해 나가고 있습니다. ‘내가 느끼는 불편함이 곧 사업이 되고, 협동의 경험과 지혜를 쌓아 지역사회의 새로운 복지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협동복지기금의 취지에 참으로 부합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다음 활동과 결과가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