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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밥상마녀 요리교실 - 넌 사먹니? 난 직접 해 먹는다!
  2. 육아놀이터 '다행', 교육강좌 개최

밥상마녀 요리교실 - 넌 사먹니? 난 직접 해 먹는다!

넌 사먹니? 난 만들어 먹는다!

목2동에 위치한 손즐공간 까페에서 열린 ‘밥상마녀 요리교실’을 찾았습니다. ‘협동복지기금’ 사업으로 선정된 ‘밥상마녀 요리교실’은 맞벌이 부모가 많은 시대에 아이들이 직접 요리를 해 건강한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요강좌입니다. 

남서여성민우회생협 민선빈 조합원이 강사로 활동하며, 나무와 숲 지역아동센터, 아름드리 지역아동센터, 남서여성민우회생협 신청자를 대상으로 겨울방학 동안 협동복지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인 강좌는 이번이 2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만들 요리는 김밥과 배춧국입니다. 민선빈 조합원이 생협에서 구입한 재료를 아이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잘 나눕니다. 
 

모여서 김밥과 배춧국 만들 준비를 합니다



시간이 되자 삼삼오오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팀을 세 개로 나눠 시금치를 다듬는 것부터 요리를 시작합니다. 뿌리를 잘라내고, 잘 씻은 다음에 데치기까지. 선생님 시범을 잘 보고 그대로 따라합니다.  

선생님 설명을 따라서 시금치 다듬기에 도전!


이제 당근을 자릅니다. 시금치와 달리 당근은 자르기가 어렵죠. 딱딱하기도 하고, 둥글둥글해서 생각만큼 잘 잘리지 않습니다. TV에서 보던 멋진 요리사나 선생님이 하는 걸 보면 힘들이지 않고 쉽게 자르는데, 당근 자르는 건 유난히 어렵습니다. 당근 굵기가 일정하지 않고 들쑥날쑥하지만 그래도 마냥 재밌습니다.

당근 자르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배춧국을 끓이기 위해 소고기를 참기름과 다진마늘에 볶은 후, 물을 붓습니다. 물이 끓으면 배춧잎을 넣고 팔팔 끓인 후, 다 끓으면 파를 넣습니다. 배춧국 끓이는 건 쉬운 편입니다.

①계란을 자르자 ②잘 자른 거 맞아? 어디 보자 ③어, 너 왜 먹어! ④흠...



이제 계란도 붙여서 자릅니다. 김밥 재료를 준비하는 데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지 아이들은 처음 알았습니다. 2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김밥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재료를 다 준비하고 김밥을 말 시간! 선생님이 만 김밥은 너무 예쁜데, 선생님처럼 되지 않아 속상합니다. 시금치랑 당근을 꼭 넣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정성껏 김밥을 말아 봅니다.
 

돌돌돌돌 김밥 말기, 그런데 옆구리가 계속 터져요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내가 만든 김밥, 너무 맛있습니다! 센터 선생님들도 초대해 함께 시식합니다. 당근이 너무 두껍게 잘라져 살짝 덜 익었지만, 그래도 맛있으니 괜찮습니다. 배춧국과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습니다. 

내가 만든 게 제일 맛있어!


다함께 먹고 뒷정리도 합니다. 설거지도 하고, 바닥도 잘 닦습니다. 청소도 요리의 한 과정이니까요. 이렇게 배운 요리, 집에서도 혼자 할 수 있을까요? 김밥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제 혼자 밥 짓는 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 설명을 열심히 듣는 아이들


식품첨가물에 대한 교육과 왜 직접 밥을 해 먹으면 좋은지 간단한 교육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칼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 재료를 끓이고 볶거나 할 때 불을 사용할 때 주의점 등 안전 교육도 함께 진행합니다. 아이들이 요리를 해 먹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안전해야 하니까요. 

오늘 민선빈 조합원과 함께 요리를 배운 친구 중에 나중에 세계 일류 요리사가 나올 수도 있겠죠? 지역에서 아이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스스로 찾아서 먹고, 스스로 해먹을 수 있도록 돕는 ‘밥상마녀 요리교실’이었습니다. 


육아놀이터 '다행', 교육강좌 개최

사유하는 부모, 희망의 교육을 만든다

2011년 11월 22일 화요일, 동북여성민우회생협 육아 소모임 ‘다행’에서 육아강좌를 열었습니다. ‘다행’은 이번 2011 협동복지기금 사업에 선정되어 배분받은 기금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까페 ‘나무야 나무야’에서 성공회대 고병헌 교수를 강사로 초청해 ‘사유하는 부모, 희망의 교육을 만든다’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근처 지역 주민들이 까페 ‘나무야 나무야’에 모였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아이를 데려온 엄마들이 강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탁아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였음에도 하나, 둘 자리가 채워지자 곧 강의가 시작했습니다. 


고병헌 교수는 지금 부모가 경험한 시대와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는 시대가 다르다고 말합니다. 이전 사회는 산업 사회여서 소위 말하는 '기술(스펙)'이 중요했지만 아이들이 사는 시대는 정보와 지식이 끊임없이 생산되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서는 이미 기술이 기술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막대한 양의 정보를 습득하고, 그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경험으로 아이들에게 '교육'을 강요할 수 없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아이는 그 부모를 통해 세상을 경험합니다. 부모의 말에 담긴 개념으로 세상을 만나갑니다. 그래서 부모가 '사유'하는 게 너무나 중요합니다.

사유한다는 것은, 성찰한다는 것은 당연하게 드는 생각을 다르게 생각하는 힘이라고 합니다. 당연하게 튀어나오는 생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죠. 그런 방식의 사유를 하게 되면 부모 자신의 삶이 먼저 새롭게 됩니다. 낯선 세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부모와 대화하고 살아가는 아이도 부모가 경험하는 낯선 세상, 새로운 세상을 경험합니다. 그 가운데 부모의 설렘이 아이의 설렘이 됩니다.


부모의 이야기가 아이의 세상을 만듭니다. 무의식적으로 이야기하는 '행복'이라는 단어에도 부모가 경험한 세상, 개념이 담겨 있습니다. 

'성공'이라는 단어를 한번 봅시다.
"이게 다 너 성공하라고 하는 얘기야." 
하지만 이 사회에서 '성공'이라는 단어는 이미 많이 오염돼 있습니다. 오염된 개념으로 성공한 사람도 아픈 삶을 살고,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아픈 삶을 삽니다. 그런 아픈 개념을 왜 자식에게 강요하는 걸까요.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는 아이들의 세상이 됩니다. 요즘 아이들 욕을 정말 많이 하죠. 그 언어 안에 결국 그 아이들의 세상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건 부모가 보여준 세상이죠. 부모가 먼저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살아야 합니다. 설레는 감정을 잃어버린 부모가 어떻게 자식에게 꿈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부모 자신은 드라마를 보며 즐거워하고, 진동하면서 아이는 책을 읽으며 즐거워하길 바랄 수 없습니다.

교육은 전문인이나 숙련공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삶'을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루하루를 순환적으로 사는지, 반복하며 사는지 돌아보세요. 계절은 순환하는 것이지 반복하지 않습니다. 반복과 순환의 차이점은 '설렘'입니다. 부모의 삶이 반복이 아닌, 순환하며 그 안에 '설렘'이 있다면 아이는 그렇게 설레는 삶을 살게 됩니다.


비가 온다고 아이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행동은 '충동'이며, 누구나 순간적으로 할 수 있는 겁니다. 부모는 존재로서 아이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비를 맞아 주는 존재입니다. 아이는 몸은 젖을지언정, 부모가 옆에서 함께 비를 맞아주는 걸 보며 '희망'을 갖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교육입니다.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은 한쪽에서 탁아 선생님과 놀았습니다. 물론, 엄마의 손길이 아직은 필요한 아이들이었지만 강의도 같이 들으며, 친구들과 놀기도 하며 2시간을 보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몇몇 조합원과 주민들은 '아프다'고 했습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도 있고, 사실이라 해도 이런 생각을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병헌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같은 생각을 가진 엄마들이 함께 모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혼자서는 버틸 수 없기 때문에, 부모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고, 고민하고, 사유하라고 합니다. 이렇게 지역에서 모여 지역의 든든한 기반이 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했죠. 


동북여성민우회생협 육아 소모임 '다행'에서 진행한 첫번째 육아강좌였습니다. 다음달에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체조'를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엄마도 아이도 모두 행복하기 위해 '다행'은 계속 모입니다. 1, 3째주 화요일에 '다행' 모임이 있습니다. (문의 02-3492-7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