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복지 소식'에 해당되는 글 20건

  1. 다시 꿈꾸고 싶은 청년들이 만드는 '청년연대은행(준)'
  2. 행복한 음식을 배달하는, 행복밥차
  3. 할머니 찻집, 해움터

다시 꿈꾸고 싶은 청년들이 만드는 '청년연대은행(준)'

2011년 협동복지기금사업으로 선정된 ‘청년유니온’에서 ‘청년연대은행(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청년연대은행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청년들이 서로 도우며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청년협동조합’이자 대안적인 ‘사회안전망’입니다.


'청년연대은행(준)' 조금득 준비단장


‘청년연대은행(준)’의 준비단장을 맡고 있는 조금득 준비단장은 故최고은 작가의 죽음이 남 일 같이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청년유니온의 한 조합원이 쌀이 떨어져 굶고 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순간 혹시 이 친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닐지 덜컥했는데 잠시 후 그 글 밑으로 사람들이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쌀을 주고, 생활비를 보태고, 모금 운동을 하자는 의견까지. 이런 게 바로 연대의 힘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등록금과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 구조 속에서 많은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청년들은 단기, 계약직과 같은 불안정한 노동을 하며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임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죠. 학자금대출 상환에 월세, 교통비, 통신비 등을 내고 나면 저축을 하기도 어렵고, 일을 해도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는 ‘워킹푸어(Working Poor)’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사회 어디에도 이런 청년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현행 고용보험제도도 취업자를 중심으로 운용되는데다 자발적인 이직자는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구직자, 실업자, 아르바이트생들도 이용할 수 있는 대안적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상호부조조직의 필요에 의해 ‘청년연대은행’이 만들어졌습니다. 


청년들의 상호부조조직을 만들기 위해 청년유니온과 함께일하는재단이 함께 2011년 한 해 동안 ‘상호부조사업’ 연구를 진행하고 그 과저에 15~34세 청년 300여명을 대상으로 ‘불안정 노동청년과 사회안전망 실태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9.7%는 취업 상태이지만 정규직은 19.1%뿐이었습니다. 취업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121만 8천원이며, 48.5%는 평균 1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0.9%는 최근 1년 사이 현금이 없어 급하게 돈을 비린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생활비(51.0%), 학자금(21.0%), 주거관련비(12.0%)를 마련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는 경제적 이유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이른바 ‘삼포세대’의 모습이었습니다. 

청년연대은행은 ‘삼포세대’들이 교통비, 통신비 등 급전이 필요할 때 10만~15만원씩 지원해 줄 수 있는 기금을 조성해 긴급자금지원을 할 뿐만 아니라 소액대출, 소액저축 등 청년들의 경제자립을 돕기 위한 금융상호부조시스템을 만들 예정입니다. 또한 재무 상담사 역할을 지향하는 재무상담 교육 및 정서, 직업 상담 등 재능기부를 바탕으로 한 재능상호부조 시스템을 함께 두어 청년 당사자들이 서로 도우며 함께 자립할 수 있는 조직, 청년들이 직접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청년협동조합’으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 진행 중


오늘은 ‘청년연대은행’을 만들어가기 위해 그룹별로 진행하는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 함께 참석했습니다.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인터뷰에서는 구직을 하며 겪는 어려움과 청년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수다를 떨 듯,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구직활동을 하면서도 기본적으로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금과 생활비는 고스란히 빚이 됩니다. 식비 걱정에 약속도 잡지 못하다 보니 계속 홀로 있을 수밖에 없고, 구직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불안을 넘어 초조해지기까지 합니다. 영어점수는 2년마다 갱신해 줘야 하고, 다시 공부하려면 부담스러운 학원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자격증이나 기술을 배우려 해도, 아카데미와 교육 과정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빚을 내서 배운다고 취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다 몸이 아프면 병원비까지 걱정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적성과 꿈을 찾기 위한 직장보다는 빨리 구해서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단기알바나 계약직을 뛰게 됩니다. 열심히 버는데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고, 덜 먹고 덜 쓰며 저축을 한다 해도 다시 실업 상태가 되면 결국 다시 그 돈을 쓰게 됩니다. 


악순환 되는 이런 상황 속에서 청년연대은행은 청년들의 요구를 조사하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청년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연대은행을 만들려 합니다. ‘은행’은 금융상호구조의 의미도 있지만 청년들의 꿈과 재능이 모여 있는 의미도 있습니다. 각 사람이 가진 재능과 열정을 나누며 꿈을 키우고, 다시 꿈꿀 수 있는 희망을 품게 되는 것입니다. 

조합원 여러분이 모아준 협동복지기금, 지역 곳곳에서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랜 준비 단계를 거쳐 시작한 ‘청년연대은행(준)’이 청년세대를 넘어 전 세대의 문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행복한 음식을 배달하는, 행복밥차

행복한 음식을 배달하는, 행복밥차


2012년 3월 9일 금요일,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행복중심 낙성대 매장 조합원 활동실에서 몇몇 조합원이 모였습니다. 협동복지기금 사업으로 선정된 <행복밥차>를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행복밥차>는 생협의 생활재를 이용해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간식을 만들어 주는 사업입니다. 3월부터 세 달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간식을 만들어 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갑니다.

행복밥차 때 사용할 여성민우회생협 생활재


오늘은 행복중심 여성민우회생협 김혜경 조합원이 요리사가 되었습니다. 간식 메뉴는 닭튀김, 유정란참치샌드위치, 떡볶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만 엮어 만들었습니다. 30명의 아이들이 먹을 재료가 모였습니다. 이걸 언제 만드나 싶었는데, 조합원들이 모이니 어렵지 않게 간식을 만듭니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만들어주던 경험으로, 정성스럽게 재료를 손질하며 간식을 준비합니다.

재료를 손질하며 간식 만들 준비


한쪽에서는 유정란과 감자를 삶고, 한쪽에서는 샌드위치에 들어갈 채소를 다듬고 자릅니다. 닭튀김을 만들 재료를 손질하고, 떡볶이를 만들기 위해 육수를 우려냅니다. 시간을 내어 아이들을 위해 만들 간식을 손수 만듭니다.

유정란참치샌드위치, 떡볶이, 닭튀김 완성


닭튀김, 유정란참치샌드위치, 떡볶이가 모두 완성되었습니다. 음식이 식기 전에 아이들에게 직접 배달을 갑니다. 오늘 간식을 전달할 공부방은 관악구 은천동에 있는 ‘두리하나 공부방’과 ‘맑은샘 공부방’입니다.

두리하나 공부방과 맑은샘 공부방


두리하나 공부방은 관악구가 재개발되던 시절부터 철거민 지원으로 공부방과 지역도서관운동을 시작했고, 현재 이 공부방에서는 초등학생 20여명과 중학생 4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맑은샘 공부방은 25년 전부터 봉제미싱사들의 아이들을 돌보면서 시작된 영아탁아사업이 현재 공부방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역 사회에서 오랜 시간 지속적이고 안정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 초등학생 11명, 중학생 3명, 고등학생 3명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두리하나 공부방에 찾아갔을 때는 아이들이 수업 중이어서 먹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같은 동네에 있는 맑은샘 공부방에는 아이들이 상을 펴고 간식 먹을 준비를 하고 행복밥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푸짐한 간식을 보며 환호성을 터뜨린 아이들. 작은 접시에 먹을 양만큼 덜어 담아 행복한 간식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 행복밥차는 4월 6일(금)에 출발합니다. 새로운 간식을 가지고, 두리하나 공부방과 맑은샘 공부방 아이들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관악구 은천동이 생협 재료로 만든 건강하고 맛있는 간식으로 조금 더 행복해진 것 같습니다. 


할머니 찻집, 해움터




영등포구 당산동 1가, 주택이 즐비한 골목에 위치한 해움터를 찾아갔습니다. 해움터는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과 손수 끓이는 차가 있는 지역 커뮤니티 찻집을 사업 내용으로 2011협동복지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해움터는 자본주의 시대에서 소외된 지역 주민들, 특히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대안 공간을 만들고 대안 경제를 시도하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0년 7월 정식으로 문을 연 후, 지역 주민들을 만나 왔습니다. 해움터가 있는 당산동은 지역 특성상 오랫동안 거주한 주민들이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젊은층보다는 오랫동안 지역에서 머물던 어르신들 밀집도가 높습니다. 


해움터 전경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어떻게 만나갈지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해움터라는 공간 자체가 어르신들에게는 낯선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르신들에게 맞는 공간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편하게 쉴 수 있으면서도 소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찻집’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기획해 진행하던 할머니 이야기책 만들기, 어르신 동네 신문 등의 활동을 찻집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나왔습니다.

할머니 찻집은 어르신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나아가 세상과 다른 세대와 소통을 이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청소년과 어린이들은 윗세대가 경험으로 얻은 지식을 알아갑니다. 또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어 누구나 와서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쉬며 놀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할머니 찻집은 기존 해움터 공간을 변화시켜 꾸밀 계획입니다. 하지만 지금 해움터는 주변에서 버린 가구를 모아 꾸민 공간으로, 아기자기하고 기발하기는 하지만 찻집이 주는 편안함은 느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공간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할머니들과 지역 주민을 연결해 줄 찻집 매니저를 만나 함께 찻집 운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움터 지기 임선아 선생님

요즘처럼 날이 추운 겨울에는 아무래도 할머니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편이라, 다른 때만큼 많은 할머니들이 놀러오지 못한다고 하네요. 겨울이 조금 지난 후 날씨가 조금 따뜻해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어르신들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역 단체들과 연대하며,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어르신들과 지역 주민들을 만날 기회를 자주 마련하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해움터는 마을의 경비실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바자회, 어린이 강좌, 영화 보기 등을 상시 진행했습니다. 지하에는 마을 서재를 만들어 열린 공간을 활용하고, 1층 사무실은 택배를 맡아주거나, 팩스를 보내주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1년 반 동안 이런 방식으로 주민들을 만나며 주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을 꿈꿔왔습니다. 


해움터 내부. 버려진 가구를 재활용해 만든 공간이 이색적이다

 
 
할머니 찻집으로 새롭게 변해갈 해움터. 해움터로 당산동 1가 주변이 조금 더 행복한 마을이 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