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③ 뜨개질과 함께 하는 자아여행

사람 마음이란 참 요상합니다. 마음대로 못하는 게 바로 그 마음이지요. 나도 모르는 내 속마음을 알려면 어떡해야 할까요? 생활의 고단함이나 이유 없는 우울함을 풀고 싶다면? 그렇다고 심리 상담이나 치료는 부담스럽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요?


‘뜨개질과 함께 하는 자아여행’은 그러한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 속마음을 나누면서 심리 치유의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소통을 통한 내면의 치유! 그것이 ‘소통과 치유’가 추구하는 바입니다.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떠는 자리는 많지만 자신의 내면까지 드러내어 공유하는 기회는 좀처럼 갖기가 어렵습니다. 지속적인 만남을 위해선 매개가 필요했고, 뜨개질은 좋은 수단이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 뜨개질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심리 강좌를 들었습니다. 성격 유형 검사인 MBTI와 인생 그래프 그리기 등을 하며 참여자들끼리도 점점 마음의 벽을 허물었습니다.



뜨갯감으로 가방을 선정한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가방은 물건을 넣어 들고 다니기 편리하도록 만든 물건입니다. 그 속에는 무엇이든 담을 수 있습니다. 그처럼 내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았던 다양한 감정들, 기쁨, 슬픔, 분노, 고마움과 그리움까지도 꺼내어 담아 보자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다섯 달여 남짓 모임을 이어온 결과 각자 한 개의 가방을 완성하였습니다. 서투른 솜씨나마 정성을 담아 마무리 하였습니다. 크기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여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게 하였고, 손잡이 부분은 특히 신경을 써서 멋을 부렸습니다. 

마침내 지난 5월 20일(월)에는 소중한 지인을 초청하여 가방을 전달하는 행사를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진행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만나 30여 년 동안 알고 지내며 힘든 시절 의지가 되어 준 친구, 알게 지낸 지는 몇 년 안 됐지만 여러 가지 활동을 같이 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고 있다는 언니 동생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서로 만나게 된 사연과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고마움을 이야기하자니, 말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자연스레 치유가 되는 듯했습니다.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가방을 다른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하나에서 둘, 둘에서 넷으로 이어지는 소통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소통과 치유’는 앞으로도 개인적 수준에만 머무르기 쉬운 소통의 경험을 여성들의 연대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오는 9월까지 뜨개가방 만들기를 계속하며 나의 꿈 분석, 애도 상담, 여성 폭력과 임파워먼트 등 심리 강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건전한 커뮤니티 형성에 이바지 하고, 참여자들에게는 자녀를 비롯한 가족 간의 소통과 연대감 증진을 이루는 것이 목표입니다. 진정한 소통의 힘으로 여성들이 보다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