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② 우리 엄마는 뭐할까?



사회참여의 의지와 활동공간이 있는 여성들에게 활동의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 중 하나가 가족을 포함한 자녀와의 관계입니다. 바쁜 엄마를 둔 여성 활동가의 자녀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너희 엄마는 무슨 일 하니?” 혹은 “너희 엄마는 뭐가 그리 만날 바빠서 애도 안 챙긴대?”와 같은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자랍니다.  
여성 대중과 소통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지지와 이해가 가장 중요한데, 아직도 많은 여성 활동가들에게 이 부분은 풀기 힘든 숙제입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진주 지역의 여성단체 활동가들과 그 자녀들이 함께 하는 캠프가 탄생했습니다.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발로 뛰는 엄마 활동가들이 정작 놓치고 갈 수 있는 자녀와의 소통을 돕고자 프로그램을 짜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5월 11일(토)~12일(일), 섬진강변의 펜션으로 25명의 여성 활동가와 자녀들이 함께 떠났습니다.

엄마와 자녀 소통을 위한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한국EAP상담협회의 전문 강사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세탁기 게임, 좀비 게임 등 몸으로 하는 놀이를 통해 참가자들 간의 어색함을 날리고 무장해제시킨 후에 본격적으로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고 엄마와 자녀가 서로에게 바라는 점은 어떤 것이며 현재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나누면서 조금은 뜨끔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눈물을 짓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진솔한 마음을 나누고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갔습니다. 



저녁식사를 한 후 여러 엄마들이 몸담고 있는 진주여성민우회의 홍보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말로 풀어내는 것보다 영상으로 보니 엄마의 직장을 조금 더 쉽고 이해하는 듯 했습니다. 동영상을 보고 나서 퀴즈를 낸다고 하니 아이들의 집중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습니다.



다음 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펜션 앞마당에서 몸 풀기 게임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섬진강변을 함께 산책하며 평소에는 나누지 못했던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꿀맛 같은 아침식사를 하고 하동에 있는 쌍계사로 이동하였습니다. 엄마와 자녀들이 둘만의 시간을 가지며 카메라에 서로의 추억을 담았습니다. 캠프가 끝난 후에 진주여성민우회 온라인 카페에 사진을 올려서 시상을 하는 ‘포토콘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하며 짧고 아쉬운 시간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1박 2일은 엄마가 하는 일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알려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엄마가 가치 있고 즐거운 일을 하고 있다는 좋은 느낌을 나누기에는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서로의 소중함과 특별함을 인정하고 모두가 자기답게, 행복하게 살면서 믿고 지지하는 훈련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각장의 영역에서 파이팅하며 엄마와 자녀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