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복지사업'에 해당되는 글 29건

  1. 할머니 찻집, 해움터
  2.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 - 성대골 발전소 워크샵
  3. 육아놀이터 '다행', 교육강좌 개최

할머니 찻집, 해움터




영등포구 당산동 1가, 주택이 즐비한 골목에 위치한 해움터를 찾아갔습니다. 해움터는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과 손수 끓이는 차가 있는 지역 커뮤니티 찻집을 사업 내용으로 2011협동복지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해움터는 자본주의 시대에서 소외된 지역 주민들, 특히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대안 공간을 만들고 대안 경제를 시도하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0년 7월 정식으로 문을 연 후, 지역 주민들을 만나 왔습니다. 해움터가 있는 당산동은 지역 특성상 오랫동안 거주한 주민들이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젊은층보다는 오랫동안 지역에서 머물던 어르신들 밀집도가 높습니다. 


해움터 전경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어떻게 만나갈지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해움터라는 공간 자체가 어르신들에게는 낯선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르신들에게 맞는 공간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편하게 쉴 수 있으면서도 소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찻집’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기획해 진행하던 할머니 이야기책 만들기, 어르신 동네 신문 등의 활동을 찻집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나왔습니다.

할머니 찻집은 어르신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나아가 세상과 다른 세대와 소통을 이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청소년과 어린이들은 윗세대가 경험으로 얻은 지식을 알아갑니다. 또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어 누구나 와서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쉬며 놀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할머니 찻집은 기존 해움터 공간을 변화시켜 꾸밀 계획입니다. 하지만 지금 해움터는 주변에서 버린 가구를 모아 꾸민 공간으로, 아기자기하고 기발하기는 하지만 찻집이 주는 편안함은 느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공간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할머니들과 지역 주민을 연결해 줄 찻집 매니저를 만나 함께 찻집 운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움터 지기 임선아 선생님

요즘처럼 날이 추운 겨울에는 아무래도 할머니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편이라, 다른 때만큼 많은 할머니들이 놀러오지 못한다고 하네요. 겨울이 조금 지난 후 날씨가 조금 따뜻해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어르신들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역 단체들과 연대하며,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어르신들과 지역 주민들을 만날 기회를 자주 마련하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해움터는 마을의 경비실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바자회, 어린이 강좌, 영화 보기 등을 상시 진행했습니다. 지하에는 마을 서재를 만들어 열린 공간을 활용하고, 1층 사무실은 택배를 맡아주거나, 팩스를 보내주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1년 반 동안 이런 방식으로 주민들을 만나며 주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을 꿈꿔왔습니다. 


해움터 내부. 버려진 가구를 재활용해 만든 공간이 이색적이다

 
 
할머니 찻집으로 새롭게 변해갈 해움터. 해움터로 당산동 1가 주변이 조금 더 행복한 마을이 되길 기대합니다.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 - 성대골 발전소 워크샵


상도 3, 4동의 경계인 길가, 성대시장 근처에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이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왕래가 가장 많고, 활발한 경제 활동이 벌어지는 상도 3, 4동의 한 복판에 위치한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 그날은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에서 성대골 절전소 설립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은 2010년 10월, 동작구의 풀뿌리단체인 희망동네가 2009년 아름다운 가게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우리동네 어린이 도서관 만들기 사업’을 통해 개관한 첫 번째 어린이 도서관입니다. 현재 4천여 권 정도 도서가 마련되어 있고,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가서 책을 볼 수 있고, 회원이 되어야만 대출을 할 수 있습니다. 회원은 한 달에 각자 경제 사정에 따라 5천원. 1만원, 2만원 회원비를 내고 책을 대출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도서관에서는 어린이 특기적성, 부모 교육 등을 진행합니다. 

도서관 전경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 활동

[학교 세우기 운동]성대골 마을 근처에는 초등학교가 없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점을 알고, 주민들과 이야기하면서 초등학교 세우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박원순 서울 시장을 만나 마을 소개 동영상을 보여줬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합니다. 성미산 학교 교장선생님과 간담회도 열어 학교 세우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학교 세우기 운동

 

[인조잔디 반대 운동]최근 상도초등학교에 겨울방학 기간 동안 인조잔디를 깔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몇몇 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와 함께 반대 서명 운동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인조잔디를 막았다고 하네요. 각종 유해물질이 검출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었는데 이 운동이 중간에 끊기면서 정부는 시골 초등학교까지 인조잔디를 다 깔았다고 합니다. 

성대골 절전소란?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에서 지금 한창 집중하고 있는 운동은 에너지 절약 운동입니다. 환경연합 실무자들과 결합해 지역사회 운동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이 10강에 걸쳐 에너지 절약 교육을 받은 후, 가정에서 직접 실천하고, 인근 학교나 어린이집에 에너지 지킴이 강사로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시작하는 ‘성대골 절전소’는 가정별로 절약한 에너지를 합산해 그래프를 그려 2012년 한 해 동안 얼마만큼의 전기를 절약했는지 눈으로 확인하는 운동입니다. 작년 동월에 사용했던 전기량에 비해 얼마나 절약했는지 계산해 각 가정별로 모아 그래프를 그립니다. 

도서관 한쪽 벽면에 붙어 있는 성대골 절전소 그래프


 
가정뿐만 아니라 상점에도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동참하려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상점에 무작정 ‘전기 절약하라’ 하는 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조명 디자이너를 통한 컨설팅으로 절약하면서도 가게에 적정한 조명을 찾아주며 전기를 절약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입니다. 

성대골 절전소 워크숍 
녹색연합 활동가인 이유진 팀장이 후쿠시마에서 열린 탈원전세계대회에 참석한 후, 관련 사진과 내용으로 간단한 브리핑을 했습니다. 국가가 아닌 시민단체들과 국민이 연합해 주최한 이번 대회는 국경과 세대를 넘어 자연 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열렸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특이하게도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참석했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 대회 마지막 날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에서 원전 1기분의 전력사용을 줄이겠다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 참가자에게 많은 환호와 지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간단한 브리핑을 마친 후, 주민들과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모여 어떻게 절전소 운동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주변 상점들도 함께 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지 의논을 합니다. 지역 주민들을 기반으로 세워진 도서관에서 지역에 필요한 일을 의논하고, 중심이 되어 운동을 펼쳐나갑니다. 2012년 성대골 절전소 운동이 어떻게 지속될지 많은 기대가 됩니다. 

토론 중인 마을 주민들과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 김소영 관장(오른쪽)

 

성대골 마을에서는?

마을까페 '사이시옷'


현재 ‘사이시옷’이라는 마을 까페와 ‘목공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 주민 출자로 이루어졌고, 주민들이 이용합니다. 목공소는 40년 동안 목공일을 한 마을 주민을 주축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목공 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도서관과 마을 까페의 모든 테이블과 인테리어를  주민이 직접 했다고 합니다.


육아놀이터 '다행', 교육강좌 개최

사유하는 부모, 희망의 교육을 만든다

2011년 11월 22일 화요일, 동북여성민우회생협 육아 소모임 ‘다행’에서 육아강좌를 열었습니다. ‘다행’은 이번 2011 협동복지기금 사업에 선정되어 배분받은 기금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까페 ‘나무야 나무야’에서 성공회대 고병헌 교수를 강사로 초청해 ‘사유하는 부모, 희망의 교육을 만든다’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근처 지역 주민들이 까페 ‘나무야 나무야’에 모였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아이를 데려온 엄마들이 강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탁아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였음에도 하나, 둘 자리가 채워지자 곧 강의가 시작했습니다. 


고병헌 교수는 지금 부모가 경험한 시대와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는 시대가 다르다고 말합니다. 이전 사회는 산업 사회여서 소위 말하는 '기술(스펙)'이 중요했지만 아이들이 사는 시대는 정보와 지식이 끊임없이 생산되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서는 이미 기술이 기술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막대한 양의 정보를 습득하고, 그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경험으로 아이들에게 '교육'을 강요할 수 없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아이는 그 부모를 통해 세상을 경험합니다. 부모의 말에 담긴 개념으로 세상을 만나갑니다. 그래서 부모가 '사유'하는 게 너무나 중요합니다.

사유한다는 것은, 성찰한다는 것은 당연하게 드는 생각을 다르게 생각하는 힘이라고 합니다. 당연하게 튀어나오는 생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죠. 그런 방식의 사유를 하게 되면 부모 자신의 삶이 먼저 새롭게 됩니다. 낯선 세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부모와 대화하고 살아가는 아이도 부모가 경험하는 낯선 세상, 새로운 세상을 경험합니다. 그 가운데 부모의 설렘이 아이의 설렘이 됩니다.


부모의 이야기가 아이의 세상을 만듭니다. 무의식적으로 이야기하는 '행복'이라는 단어에도 부모가 경험한 세상, 개념이 담겨 있습니다. 

'성공'이라는 단어를 한번 봅시다.
"이게 다 너 성공하라고 하는 얘기야." 
하지만 이 사회에서 '성공'이라는 단어는 이미 많이 오염돼 있습니다. 오염된 개념으로 성공한 사람도 아픈 삶을 살고,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아픈 삶을 삽니다. 그런 아픈 개념을 왜 자식에게 강요하는 걸까요.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는 아이들의 세상이 됩니다. 요즘 아이들 욕을 정말 많이 하죠. 그 언어 안에 결국 그 아이들의 세상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건 부모가 보여준 세상이죠. 부모가 먼저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살아야 합니다. 설레는 감정을 잃어버린 부모가 어떻게 자식에게 꿈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부모 자신은 드라마를 보며 즐거워하고, 진동하면서 아이는 책을 읽으며 즐거워하길 바랄 수 없습니다.

교육은 전문인이나 숙련공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삶'을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루하루를 순환적으로 사는지, 반복하며 사는지 돌아보세요. 계절은 순환하는 것이지 반복하지 않습니다. 반복과 순환의 차이점은 '설렘'입니다. 부모의 삶이 반복이 아닌, 순환하며 그 안에 '설렘'이 있다면 아이는 그렇게 설레는 삶을 살게 됩니다.


비가 온다고 아이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행동은 '충동'이며, 누구나 순간적으로 할 수 있는 겁니다. 부모는 존재로서 아이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비를 맞아 주는 존재입니다. 아이는 몸은 젖을지언정, 부모가 옆에서 함께 비를 맞아주는 걸 보며 '희망'을 갖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교육입니다.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은 한쪽에서 탁아 선생님과 놀았습니다. 물론, 엄마의 손길이 아직은 필요한 아이들이었지만 강의도 같이 들으며, 친구들과 놀기도 하며 2시간을 보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몇몇 조합원과 주민들은 '아프다'고 했습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도 있고, 사실이라 해도 이런 생각을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병헌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같은 생각을 가진 엄마들이 함께 모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혼자서는 버틸 수 없기 때문에, 부모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고, 고민하고, 사유하라고 합니다. 이렇게 지역에서 모여 지역의 든든한 기반이 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했죠. 


동북여성민우회생협 육아 소모임 '다행'에서 진행한 첫번째 육아강좌였습니다. 다음달에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체조'를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엄마도 아이도 모두 행복하기 위해 '다행'은 계속 모입니다. 1, 3째주 화요일에 '다행' 모임이 있습니다. (문의 02-3492-7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