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복지사업'에 해당되는 글 29건

  1. 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④ 사람과 자연에 좋은 천, 그리고 느낌이 좋은 옷을 짓는 공방 ‘감좋은’
  2. 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③ 뜨개질과 함께 하는 자아여행
  3. 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② 우리 엄마는 뭐할까?

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④ 사람과 자연에 좋은 천, 그리고 느낌이 좋은 옷을 짓는 공방 ‘감좋은’

피부에 가장 먼저 닿는 옷, 속옷. 속옷은 그 어떤 옷보다 더욱 신경써서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시중의 속옷들은 몸매를 부각시키는 데만 급급하여 유방암의 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몸에 해로운 화학섬유로 지나치게 유방을 압박하면서 인위적인 선을 만들어 내는 패드와 와이어의 남용 때문입니다.  



여기 여성의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고 유행에 의지하지 않는 당당하고 바람직한 옷 입기 문화를 선도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여성의 환경과 건강을 위한 옷을 고민하고 생산하는 ‘감좋은’ 공방이 그들입니다. 

‘감좋은’은 행복중심 동북생협의 조합원 4명이 의기투합하여 탄생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소모임의 형태로 손바느질을 하여 통치마를 만들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현재는 협동조합 창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치마, 방석, 스카프, 손수건 등 재활용 천을 이용한 소품과 옷가지들을 디자인하고 제작하여 행복중심생협을 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올 여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 바로 ‘건강 브래지어’입니다. 천연 소재인 면과 여성의 몸에 이로운 부자재 등을 활용하여 와이어 없는 브래지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직접 제작한 샘플을 착용하고 모니터링하는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20명의 여성들이 착용 후 느낌과 세탁 방법, 제품의 특징 등을 분석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이러한 의견을 수렴하여 현재 두 종류의 사이즈로 제작한 샘플을, 세 가지 사이즈로 하여 좀 더 몸에 잘 맞도록 제작한다고 합니다. 또한 단추의 재질이나 세부 디자인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써서 2차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목표는 건강 브래지어를 상품화하여 생협의 생활재로 판매하는 것입니다. 





다국적 기업의 값싼 노동력 착취로 생산된 패스트 패션이 의류 문화의 한 축으로 정착되면서, 기호에 따라 한번 입고 버려지는 일회용 옷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엄청난 자원 낭비이면서 쓰레기를 양산하는 행태입니다. ‘감좋은’ 공방은 내 몸을 소중히 여기고 나아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자연을 보호하는 측면에서라도 묵혀 있는 옷, 버려지는 천들을 활용하여, 예술적 실용적 가치를 높이는 생활용품으로 재생산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 창립을 통해 생산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며, 지역 내의 여성 일자리 창출에도 톡톡히 한몫을 해내리라 기대합니다. 지역에서 든든한 생산자협동조합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감좋은’ 공방은 느리지만 천천히, 새로운 옷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③ 뜨개질과 함께 하는 자아여행

사람 마음이란 참 요상합니다. 마음대로 못하는 게 바로 그 마음이지요. 나도 모르는 내 속마음을 알려면 어떡해야 할까요? 생활의 고단함이나 이유 없는 우울함을 풀고 싶다면? 그렇다고 심리 상담이나 치료는 부담스럽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요?


‘뜨개질과 함께 하는 자아여행’은 그러한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 속마음을 나누면서 심리 치유의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소통을 통한 내면의 치유! 그것이 ‘소통과 치유’가 추구하는 바입니다.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떠는 자리는 많지만 자신의 내면까지 드러내어 공유하는 기회는 좀처럼 갖기가 어렵습니다. 지속적인 만남을 위해선 매개가 필요했고, 뜨개질은 좋은 수단이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 뜨개질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심리 강좌를 들었습니다. 성격 유형 검사인 MBTI와 인생 그래프 그리기 등을 하며 참여자들끼리도 점점 마음의 벽을 허물었습니다.



뜨갯감으로 가방을 선정한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가방은 물건을 넣어 들고 다니기 편리하도록 만든 물건입니다. 그 속에는 무엇이든 담을 수 있습니다. 그처럼 내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았던 다양한 감정들, 기쁨, 슬픔, 분노, 고마움과 그리움까지도 꺼내어 담아 보자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다섯 달여 남짓 모임을 이어온 결과 각자 한 개의 가방을 완성하였습니다. 서투른 솜씨나마 정성을 담아 마무리 하였습니다. 크기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여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게 하였고, 손잡이 부분은 특히 신경을 써서 멋을 부렸습니다. 

마침내 지난 5월 20일(월)에는 소중한 지인을 초청하여 가방을 전달하는 행사를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진행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만나 30여 년 동안 알고 지내며 힘든 시절 의지가 되어 준 친구, 알게 지낸 지는 몇 년 안 됐지만 여러 가지 활동을 같이 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고 있다는 언니 동생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서로 만나게 된 사연과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고마움을 이야기하자니, 말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자연스레 치유가 되는 듯했습니다.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가방을 다른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하나에서 둘, 둘에서 넷으로 이어지는 소통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소통과 치유’는 앞으로도 개인적 수준에만 머무르기 쉬운 소통의 경험을 여성들의 연대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오는 9월까지 뜨개가방 만들기를 계속하며 나의 꿈 분석, 애도 상담, 여성 폭력과 임파워먼트 등 심리 강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건전한 커뮤니티 형성에 이바지 하고, 참여자들에게는 자녀를 비롯한 가족 간의 소통과 연대감 증진을 이루는 것이 목표입니다. 진정한 소통의 힘으로 여성들이 보다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를 응원합니다.

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② 우리 엄마는 뭐할까?



사회참여의 의지와 활동공간이 있는 여성들에게 활동의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 중 하나가 가족을 포함한 자녀와의 관계입니다. 바쁜 엄마를 둔 여성 활동가의 자녀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너희 엄마는 무슨 일 하니?” 혹은 “너희 엄마는 뭐가 그리 만날 바빠서 애도 안 챙긴대?”와 같은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자랍니다.  
여성 대중과 소통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지지와 이해가 가장 중요한데, 아직도 많은 여성 활동가들에게 이 부분은 풀기 힘든 숙제입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진주 지역의 여성단체 활동가들과 그 자녀들이 함께 하는 캠프가 탄생했습니다.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발로 뛰는 엄마 활동가들이 정작 놓치고 갈 수 있는 자녀와의 소통을 돕고자 프로그램을 짜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5월 11일(토)~12일(일), 섬진강변의 펜션으로 25명의 여성 활동가와 자녀들이 함께 떠났습니다.

엄마와 자녀 소통을 위한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한국EAP상담협회의 전문 강사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세탁기 게임, 좀비 게임 등 몸으로 하는 놀이를 통해 참가자들 간의 어색함을 날리고 무장해제시킨 후에 본격적으로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고 엄마와 자녀가 서로에게 바라는 점은 어떤 것이며 현재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나누면서 조금은 뜨끔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눈물을 짓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진솔한 마음을 나누고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갔습니다. 



저녁식사를 한 후 여러 엄마들이 몸담고 있는 진주여성민우회의 홍보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말로 풀어내는 것보다 영상으로 보니 엄마의 직장을 조금 더 쉽고 이해하는 듯 했습니다. 동영상을 보고 나서 퀴즈를 낸다고 하니 아이들의 집중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습니다.



다음 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펜션 앞마당에서 몸 풀기 게임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섬진강변을 함께 산책하며 평소에는 나누지 못했던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꿀맛 같은 아침식사를 하고 하동에 있는 쌍계사로 이동하였습니다. 엄마와 자녀들이 둘만의 시간을 가지며 카메라에 서로의 추억을 담았습니다. 캠프가 끝난 후에 진주여성민우회 온라인 카페에 사진을 올려서 시상을 하는 ‘포토콘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하며 짧고 아쉬운 시간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1박 2일은 엄마가 하는 일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알려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엄마가 가치 있고 즐거운 일을 하고 있다는 좋은 느낌을 나누기에는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서로의 소중함과 특별함을 인정하고 모두가 자기답게, 행복하게 살면서 믿고 지지하는 훈련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각장의 영역에서 파이팅하며 엄마와 자녀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