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복지사업 살펴보기'에 해당되는 글 48건

  1. 할머니 찻집, 해움터
  2.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 - 성대골 발전소 워크샵
  3. 밥상마녀 요리교실 - 넌 사먹니? 난 직접 해 먹는다!

할머니 찻집, 해움터




영등포구 당산동 1가, 주택이 즐비한 골목에 위치한 해움터를 찾아갔습니다. 해움터는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과 손수 끓이는 차가 있는 지역 커뮤니티 찻집을 사업 내용으로 2011협동복지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해움터는 자본주의 시대에서 소외된 지역 주민들, 특히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대안 공간을 만들고 대안 경제를 시도하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0년 7월 정식으로 문을 연 후, 지역 주민들을 만나 왔습니다. 해움터가 있는 당산동은 지역 특성상 오랫동안 거주한 주민들이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젊은층보다는 오랫동안 지역에서 머물던 어르신들 밀집도가 높습니다. 


해움터 전경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어떻게 만나갈지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해움터라는 공간 자체가 어르신들에게는 낯선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르신들에게 맞는 공간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편하게 쉴 수 있으면서도 소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찻집’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기획해 진행하던 할머니 이야기책 만들기, 어르신 동네 신문 등의 활동을 찻집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나왔습니다.

할머니 찻집은 어르신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나아가 세상과 다른 세대와 소통을 이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청소년과 어린이들은 윗세대가 경험으로 얻은 지식을 알아갑니다. 또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어 누구나 와서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쉬며 놀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할머니 찻집은 기존 해움터 공간을 변화시켜 꾸밀 계획입니다. 하지만 지금 해움터는 주변에서 버린 가구를 모아 꾸민 공간으로, 아기자기하고 기발하기는 하지만 찻집이 주는 편안함은 느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공간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할머니들과 지역 주민을 연결해 줄 찻집 매니저를 만나 함께 찻집 운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움터 지기 임선아 선생님

요즘처럼 날이 추운 겨울에는 아무래도 할머니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편이라, 다른 때만큼 많은 할머니들이 놀러오지 못한다고 하네요. 겨울이 조금 지난 후 날씨가 조금 따뜻해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어르신들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역 단체들과 연대하며,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어르신들과 지역 주민들을 만날 기회를 자주 마련하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해움터는 마을의 경비실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바자회, 어린이 강좌, 영화 보기 등을 상시 진행했습니다. 지하에는 마을 서재를 만들어 열린 공간을 활용하고, 1층 사무실은 택배를 맡아주거나, 팩스를 보내주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1년 반 동안 이런 방식으로 주민들을 만나며 주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을 꿈꿔왔습니다. 


해움터 내부. 버려진 가구를 재활용해 만든 공간이 이색적이다

 
 
할머니 찻집으로 새롭게 변해갈 해움터. 해움터로 당산동 1가 주변이 조금 더 행복한 마을이 되길 기대합니다.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 - 성대골 발전소 워크샵


상도 3, 4동의 경계인 길가, 성대시장 근처에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이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왕래가 가장 많고, 활발한 경제 활동이 벌어지는 상도 3, 4동의 한 복판에 위치한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 그날은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에서 성대골 절전소 설립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은 2010년 10월, 동작구의 풀뿌리단체인 희망동네가 2009년 아름다운 가게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우리동네 어린이 도서관 만들기 사업’을 통해 개관한 첫 번째 어린이 도서관입니다. 현재 4천여 권 정도 도서가 마련되어 있고,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가서 책을 볼 수 있고, 회원이 되어야만 대출을 할 수 있습니다. 회원은 한 달에 각자 경제 사정에 따라 5천원. 1만원, 2만원 회원비를 내고 책을 대출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도서관에서는 어린이 특기적성, 부모 교육 등을 진행합니다. 

도서관 전경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 활동

[학교 세우기 운동]성대골 마을 근처에는 초등학교가 없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점을 알고, 주민들과 이야기하면서 초등학교 세우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박원순 서울 시장을 만나 마을 소개 동영상을 보여줬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합니다. 성미산 학교 교장선생님과 간담회도 열어 학교 세우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학교 세우기 운동

 

[인조잔디 반대 운동]최근 상도초등학교에 겨울방학 기간 동안 인조잔디를 깔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몇몇 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와 함께 반대 서명 운동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인조잔디를 막았다고 하네요. 각종 유해물질이 검출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었는데 이 운동이 중간에 끊기면서 정부는 시골 초등학교까지 인조잔디를 다 깔았다고 합니다. 

성대골 절전소란?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에서 지금 한창 집중하고 있는 운동은 에너지 절약 운동입니다. 환경연합 실무자들과 결합해 지역사회 운동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이 10강에 걸쳐 에너지 절약 교육을 받은 후, 가정에서 직접 실천하고, 인근 학교나 어린이집에 에너지 지킴이 강사로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시작하는 ‘성대골 절전소’는 가정별로 절약한 에너지를 합산해 그래프를 그려 2012년 한 해 동안 얼마만큼의 전기를 절약했는지 눈으로 확인하는 운동입니다. 작년 동월에 사용했던 전기량에 비해 얼마나 절약했는지 계산해 각 가정별로 모아 그래프를 그립니다. 

도서관 한쪽 벽면에 붙어 있는 성대골 절전소 그래프


 
가정뿐만 아니라 상점에도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동참하려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상점에 무작정 ‘전기 절약하라’ 하는 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조명 디자이너를 통한 컨설팅으로 절약하면서도 가게에 적정한 조명을 찾아주며 전기를 절약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입니다. 

성대골 절전소 워크숍 
녹색연합 활동가인 이유진 팀장이 후쿠시마에서 열린 탈원전세계대회에 참석한 후, 관련 사진과 내용으로 간단한 브리핑을 했습니다. 국가가 아닌 시민단체들과 국민이 연합해 주최한 이번 대회는 국경과 세대를 넘어 자연 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열렸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특이하게도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참석했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 대회 마지막 날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에서 원전 1기분의 전력사용을 줄이겠다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 참가자에게 많은 환호와 지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간단한 브리핑을 마친 후, 주민들과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모여 어떻게 절전소 운동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주변 상점들도 함께 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지 의논을 합니다. 지역 주민들을 기반으로 세워진 도서관에서 지역에 필요한 일을 의논하고, 중심이 되어 운동을 펼쳐나갑니다. 2012년 성대골 절전소 운동이 어떻게 지속될지 많은 기대가 됩니다. 

토론 중인 마을 주민들과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 김소영 관장(오른쪽)

 

성대골 마을에서는?

마을까페 '사이시옷'


현재 ‘사이시옷’이라는 마을 까페와 ‘목공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 주민 출자로 이루어졌고, 주민들이 이용합니다. 목공소는 40년 동안 목공일을 한 마을 주민을 주축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목공 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도서관과 마을 까페의 모든 테이블과 인테리어를  주민이 직접 했다고 합니다.


밥상마녀 요리교실 - 넌 사먹니? 난 직접 해 먹는다!

넌 사먹니? 난 만들어 먹는다!

목2동에 위치한 손즐공간 까페에서 열린 ‘밥상마녀 요리교실’을 찾았습니다. ‘협동복지기금’ 사업으로 선정된 ‘밥상마녀 요리교실’은 맞벌이 부모가 많은 시대에 아이들이 직접 요리를 해 건강한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요강좌입니다. 

남서여성민우회생협 민선빈 조합원이 강사로 활동하며, 나무와 숲 지역아동센터, 아름드리 지역아동센터, 남서여성민우회생협 신청자를 대상으로 겨울방학 동안 협동복지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인 강좌는 이번이 2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만들 요리는 김밥과 배춧국입니다. 민선빈 조합원이 생협에서 구입한 재료를 아이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잘 나눕니다. 
 

모여서 김밥과 배춧국 만들 준비를 합니다



시간이 되자 삼삼오오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팀을 세 개로 나눠 시금치를 다듬는 것부터 요리를 시작합니다. 뿌리를 잘라내고, 잘 씻은 다음에 데치기까지. 선생님 시범을 잘 보고 그대로 따라합니다.  

선생님 설명을 따라서 시금치 다듬기에 도전!


이제 당근을 자릅니다. 시금치와 달리 당근은 자르기가 어렵죠. 딱딱하기도 하고, 둥글둥글해서 생각만큼 잘 잘리지 않습니다. TV에서 보던 멋진 요리사나 선생님이 하는 걸 보면 힘들이지 않고 쉽게 자르는데, 당근 자르는 건 유난히 어렵습니다. 당근 굵기가 일정하지 않고 들쑥날쑥하지만 그래도 마냥 재밌습니다.

당근 자르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배춧국을 끓이기 위해 소고기를 참기름과 다진마늘에 볶은 후, 물을 붓습니다. 물이 끓으면 배춧잎을 넣고 팔팔 끓인 후, 다 끓으면 파를 넣습니다. 배춧국 끓이는 건 쉬운 편입니다.

①계란을 자르자 ②잘 자른 거 맞아? 어디 보자 ③어, 너 왜 먹어! ④흠...



이제 계란도 붙여서 자릅니다. 김밥 재료를 준비하는 데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지 아이들은 처음 알았습니다. 2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김밥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재료를 다 준비하고 김밥을 말 시간! 선생님이 만 김밥은 너무 예쁜데, 선생님처럼 되지 않아 속상합니다. 시금치랑 당근을 꼭 넣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정성껏 김밥을 말아 봅니다.
 

돌돌돌돌 김밥 말기, 그런데 옆구리가 계속 터져요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내가 만든 김밥, 너무 맛있습니다! 센터 선생님들도 초대해 함께 시식합니다. 당근이 너무 두껍게 잘라져 살짝 덜 익었지만, 그래도 맛있으니 괜찮습니다. 배춧국과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습니다. 

내가 만든 게 제일 맛있어!


다함께 먹고 뒷정리도 합니다. 설거지도 하고, 바닥도 잘 닦습니다. 청소도 요리의 한 과정이니까요. 이렇게 배운 요리, 집에서도 혼자 할 수 있을까요? 김밥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제 혼자 밥 짓는 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 설명을 열심히 듣는 아이들


식품첨가물에 대한 교육과 왜 직접 밥을 해 먹으면 좋은지 간단한 교육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칼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 재료를 끓이고 볶거나 할 때 불을 사용할 때 주의점 등 안전 교육도 함께 진행합니다. 아이들이 요리를 해 먹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안전해야 하니까요. 

오늘 민선빈 조합원과 함께 요리를 배운 친구 중에 나중에 세계 일류 요리사가 나올 수도 있겠죠? 지역에서 아이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스스로 찾아서 먹고, 스스로 해먹을 수 있도록 돕는 ‘밥상마녀 요리교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