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복지사업 살펴보기'에 해당되는 글 48건

  1. 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⑥ 디자인 머 별거야
  2. 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⑤ ‘모두들’의 ‘징검다리 반찬모임’
  3. 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④ 사람과 자연에 좋은 천, 그리고 느낌이 좋은 옷을 짓는 공방 ‘감좋은’

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⑥ 디자인 머 별거야

중랑구 면목동에 자리한 작은 의류 공장. 빠르게 돌아가는 재봉틀 소리와 조잘대는 아이들 목소리가 담장 너머까지 생생히 들려옵니다. 매주 일요일이면 디자인과 재봉 수업을 들으러 서너 명의 엄마들이 아이들 손을 붙잡고 이곳에 찾아옵니다. ‘디자인 머 별거야’의 수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는 동대문, 남대문 시장 등 현장에 투입되어 일할 수 있을 정도의 실무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디자인과 재봉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재봉틀 다루는 법이라든지, 제작 원가 계산하는 법, 원단의 종류와 원단 시장의 이해 등을 하나하나 차근히 익혀나가고 있습니다.





‘디자인 머 별거야’가 특별한 이유는 이 사업에 함께 하는 ‘사람들’에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혼엄마’들입니다. 생계 자립이 어려운 미혼엄마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안정된 생활을 누리는 것이 이 사업을 이끌고 있는 류영화 대표의 소망입니다. 본인 역시 그들과 똑같은 경험을 하였기에 미혼엄마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17년 동안 의류업에 종사하며 쌓은 경험들을 나누고 싶었는데 아주 우연한 기회에 협동복지기금을 알게 되어 오랜 소망을 이루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작년 11월 말 행복중심생협의 월례포럼을 듣게 되었어요. 길담서원 박성준 선생님의 ‘나의 길을 찾아가는 공부’란 강의였는데, 그분의 말이 자극제가 되었죠. 앞으로 남은 세월을 내다보면 40대도 아직 젊은 나이다, 무엇이든 당장 시작하라고 말씀하셨어요. 협동복지기금 공모사업을 접수하고 있다는 이야길 그날 듣게 되었죠.” 



‘디자인 머 별거야’ 팀이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동복과 생활소품입니다. 아동복과 생활소품은 엄마들의 관심도가 높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좋아하며 잘 아는 일을 해야 취업(창업)의 성공률이 높은 것은 당연지사일 터. 또한 이곳 엄마들의 생계에 대한 책임감은 공부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됩니다. 그래서인지 수강생의 이탈율도 매우 낮습니다. 지난 1월 수강생을 모집한 이후 총 5명이 모였고, 그중 3명은 빠지지 않고 꾸준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외대 자원봉사 동아리와 연계가 되어, 수업이 있는 날이면 대학생들이 찾아와 아이들을 돌봐줍니다. 영어도 가르쳐주고 재밌게 놀아주다 보니 아이들도 자원봉사 언니 오빠들을 곧잘 따른다고 합니다.   


‘디자인 머 별거야’의 수업은 100% 실습 위주의 현장형 교육입니다. 오랜 시간 체계적으로 짜여진 수업은 그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당장에 실무 능력을 익히고 싶은 사람에게는 더디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류영화 대표는 교육생들과 올 한해 실력을 열심히 갈고닦아서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하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사회에서 편견의 대상이기 때문에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고 자신을 숨기며 살아가는 미혼엄마들을 많이 보았지만, 이런 여성들이 세상으로 한 발짝 나와서 아이와 당당하게 이 세상의 많은 것들을 영위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려고 한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⑤ ‘모두들’의 ‘징검다리 반찬모임’

금쪽같은 일요일 시간을 쪼개어 자취하는 청년들이 뭉쳤습니다. 이 동내에선 제법 오래되고 규모가 큰 부천시 역곡남부시장의 고객편의센터에서 반찬모임이 열리는 날입니다.




오늘 만들 요리는 특유의 감칠맛으로 더위에 지친 입맛을 북돋아 줄 ‘채소물김치’입니다. 브로콜리와 콜라비, 꼬꼬마 양배추, 미니 배추, 양파와 미나리 등 몸에 좋은 유기농 채소를 듬뿍 넣어 새콤하고도 시원한 맛이 일품입니다. 콜라비는 양배추와 순무를 교배시킨 품종으로, 비타민C가 상추의 10배나 많다고 합니다.



‘채소물김치’는 재료만 신선하다면 양념이 단출해도 깊은 맛이 나는 음식입니다. 일주일 정도의 숙성 기간을 거치면 스스로 맛을 냅니다. 요리 솜씨가 부족한 초보들이 만들기에 딱인 요리이지요. 더욱이 불 없이도 요리할 수 있고, 여러 날이고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으니 여름철 자취생 밑반찬으로 이만한 것도 없습니다. 요리에 사용할 재료들은 각골농장으로부터 꾸러미로 공수하였습니다.






모임을 이끄는 이들은 이름 하여 ‘모여라 두더지들’! 줄여서 ‘모두들’에 소속된 세 명의 청년입니다.

역곡 소재의 대학에서 만나 함께 자취를 하다 보니 ‘편의점 김밥이 주식’이라는 신문 기사가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규칙적인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밥을 먹더라도 쉽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인스턴트식품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결식의 문제는 극빈층의 그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도시의 젊은이들에게는 일상의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의기투합하였습니다. 혼자 사는 대다수의 청년들이 겪고 있는 주거 문제, 먹거리 문제 등을 함께 풀어보기로 한 것입니다. 내 집 마련이 어렵다면 차라리 우리의 집을 만들자! 자기만의 구덩이에 갇혀 괴로워하기보다는 함께 모여서, 지금 여기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 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열심히 발품을 팔아 가며 주거협동조합을 함께 할 조합원을 만나고, 강좌를 기획하고 들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자 구상한 것이 바로 ‘징검다리 반찬모임’입니다. 동네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친구가 되고, 동네 시장에서 장을 봐서 음식을 만들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역의 사람과 만나면서 생활의 범위를 ‘동네’로 좁히고 싶었습니다. 그냥 잠만 자는 곳이 아닌 진정한 생활의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덕분에 시장 상인들과 제법 가까워졌는데, 얼마 전에는 역곡남부시장의 소식지를 제작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어떤 소식지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모두들’은 협동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가난해도 건강한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을 만들기 위해 가능한 실천들을 고민하고 해 나가고 있습니다. ‘내가 느끼는 불편함이 곧 사업이 되고, 협동의 경험과 지혜를 쌓아 지역사회의 새로운 복지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협동복지기금의 취지에 참으로 부합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다음 활동과 결과가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013 협동복지기금 지원사업 ④ 사람과 자연에 좋은 천, 그리고 느낌이 좋은 옷을 짓는 공방 ‘감좋은’

피부에 가장 먼저 닿는 옷, 속옷. 속옷은 그 어떤 옷보다 더욱 신경써서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시중의 속옷들은 몸매를 부각시키는 데만 급급하여 유방암의 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몸에 해로운 화학섬유로 지나치게 유방을 압박하면서 인위적인 선을 만들어 내는 패드와 와이어의 남용 때문입니다.  



여기 여성의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고 유행에 의지하지 않는 당당하고 바람직한 옷 입기 문화를 선도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여성의 환경과 건강을 위한 옷을 고민하고 생산하는 ‘감좋은’ 공방이 그들입니다. 

‘감좋은’은 행복중심 동북생협의 조합원 4명이 의기투합하여 탄생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소모임의 형태로 손바느질을 하여 통치마를 만들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현재는 협동조합 창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치마, 방석, 스카프, 손수건 등 재활용 천을 이용한 소품과 옷가지들을 디자인하고 제작하여 행복중심생협을 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올 여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 바로 ‘건강 브래지어’입니다. 천연 소재인 면과 여성의 몸에 이로운 부자재 등을 활용하여 와이어 없는 브래지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직접 제작한 샘플을 착용하고 모니터링하는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20명의 여성들이 착용 후 느낌과 세탁 방법, 제품의 특징 등을 분석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이러한 의견을 수렴하여 현재 두 종류의 사이즈로 제작한 샘플을, 세 가지 사이즈로 하여 좀 더 몸에 잘 맞도록 제작한다고 합니다. 또한 단추의 재질이나 세부 디자인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써서 2차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목표는 건강 브래지어를 상품화하여 생협의 생활재로 판매하는 것입니다. 





다국적 기업의 값싼 노동력 착취로 생산된 패스트 패션이 의류 문화의 한 축으로 정착되면서, 기호에 따라 한번 입고 버려지는 일회용 옷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엄청난 자원 낭비이면서 쓰레기를 양산하는 행태입니다. ‘감좋은’ 공방은 내 몸을 소중히 여기고 나아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자연을 보호하는 측면에서라도 묵혀 있는 옷, 버려지는 천들을 활용하여, 예술적 실용적 가치를 높이는 생활용품으로 재생산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 창립을 통해 생산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며, 지역 내의 여성 일자리 창출에도 톡톡히 한몫을 해내리라 기대합니다. 지역에서 든든한 생산자협동조합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감좋은’ 공방은 느리지만 천천히, 새로운 옷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